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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리적 부검, '자살예방책' 새 조명 절실

자살예방책의 하나로 자살사망자의 심리적 부검이 새롭게 되두되고 있지만 아직 어려움이 많은 것으로 확인됐다.

이는 보건복지가족부와 한국자살예방협회가 28일 한국프레스센터 19층 기자회견장에서 개최한 '자살사망자 심리적 부검 및 자살시도자 사례관리서비스 구축방안' 주제 연구결과 발표회에서 밝혀지면서 자살예방책을 마련하기 위한 방안의 하나인 심리적 부검에 대한 새로운 시각이 절실함을 여실히 드러냈다.

자살로 사망한 사람에 대한 심리적 부검은 한국인의 자살원인을 심층적으로 분석하기 위한 방안으로 올해 3월부터 한국자살예방협회에서 시도하고 있다. 우리나라에 맞는 맞춤형 자살예방대책을 마련하기 위한 것으로 자살 등 변사의 원인을 추정하기 위해 사망 전 일정기간 동안의 심리행동양상 및 변화상태와 주변인들의 진술에 의해 심리를 재구성하여 가능성 높은 원인을 추정하는 것이다.

국가 차원에서 처음 시도된 이번 연구는 인천, 수원, 원주 지역 자살사망자를 대상으로 진행됐다. 개인정보 보호 및 윤리적 문제 등을 감안해 일선 경찰서에서 유가족의 동의를 받아 연구진에게 의뢰하거나, 정신보건센터에 직접 의뢰한 유가족을 대상으로 진행됐다.

당초 자살에 대한 이야기를 금기시하는 문화를 감안해 30~40건의 사례를 수집해 심리적 부검을 실시함으로써 자살 동기를 밝혀내려고 했으나 연구를 위해 수집된 사례는 실제 15건에 불과했다. 심리적 부검을 통해 자살 동기를 밝혀내는 데에 성공한 사례는 그 중에 7건에 그쳤다.

임정수 가천의대 교수는 "이번 연구를 통해 생각보다 더 우리사회가 자살에 대해 폐쇄적인 사고를 가지고 있다는 사실을 깨닫게 됐다"면서 "심리적 부검을 통해 자살원인을 명확히 밝히기 위해서는 자살사망자 주변 사람들에게 쉽게 접근할 수 있는 제도적 뒷받침이 우선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날 원주 지역 자살시도자 대상으로 중소도시에 적합한 자살시도자 사례관리 프로그램이 개발, 시행된 사례도 소개됐다.

자살을 시도해 응급실을 내원한 환자 중 사례관리가 필요한 142명 중 75명의 동의를 받아 프로그램을 시행했다. 그 결과 응급실에서 정신과로 의뢰하는 비율이 높아지고, 자살시도자들의 정신과 치료의 순응도가 높아지는 등의 긍정적 효과를 거둔 것으로 나타났다.

민성호 연세대 원주의대 교수는 "자살 고위험군인 자살시도자에 대해서 지속적으로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는 여건 마련이 중요한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면서 사례관리를 받은 그룹과 받지 않은 그룹과의 자살 재시도 여부를 비교하는 연구의 뒷받침이 필요할 것이라고 제언했다.

건강을 위한 첫걸음 - 하이닥 (www.hidoc.co.kr)